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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버전의 테크니카에 바라는 것

짧은 잡담입니다.


경험은 흥미 곡선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흥분도가 바뀝니다. 그건 마치 소설의 기승전결 구조와도 유사하죠. 게임은 이런 경험을 만들어내고, 플레이어가 겪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테크니카 Q의 피버 시스템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피버라는 시스템은 난이도를 쉬워지게 하지만, 그 그래픽으로 인해 분위기가 최고조! 라는 걸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다시말해서, 흥미곡선의 피크점 (최고점)을 만든다는 거죠. 흥미곡선은 마치 프랙탈처럼 흥미곡선 내부에 흥미곡선을 만듭니다. 이런 면에서, 피버가 여러횟수이면 좋긴 한데, 무분별한 피버의 사용은, 음악을 따라가는 게임에 있어서 음악이 최고조가 아닐 때 화려함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피버 횟수의 제한은 의도했건 아니건 잘 했다고 봅니다. 음악이 선형적인 매체이고 게임이 상호작용적인 매체라는 차이점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죠.

하지만 문제점이 있습니다. 곡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흥미곡선을 가지고 있는 매체이고, 프랙탈 구조의 흥미곡선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리듬게임 osu! (응원단 카피)[각주:1] 에는 이러한 점을 인식했는지, kiai (일본어로 기합) 라는 지점을 난이도 (Level) 에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게임 점수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펙트가 화려해지죠. 하지만 테크니카는..... 있..나요? 없지 않나요? 이런 점을 문제제기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여기에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게이머들은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특히 상위 게임 플레이어들은 피버를 모아놨다가 정확도를 맞추기 어려운 부분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이것처럼, 게임 디자이너가 플레이어의 피버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피버를 발동하면 피버 점수 보너스를 주는거죠. 플레이어는 여전히 자유를 속박당하지 않으니 좋고 (있던 자유를 속박당한다는 건 매우 기분이 나쁩니다. 행동의 폭을 줄이고요. 테큐니카의 피버 횟수 제한에 플레이어가 느낀 마음은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설마 저만 그런 거 아니죠?), 디자이너는 게임의 최고조가 조금 더 최고조스럽게 만들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라는 말이죠.

테크니카의 디자인의 다른 부분들에 대한 의견들도 있으나, 게임 제작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갓난아기이자 아직은 아마추어인 저로서는 개발진 분들의 머리속을 살펴볼 수 없어, 그 디자인의 형태가 무엇을 의도한 것인지 타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런 생각이 들어 사소하게 블로그에 적어보니, 부디 다음 버전의 테크니카가 나온다면 (부디 그러기를 희망합니다)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h. (2014. 2. 1, 테큐니카를 빠져들어 하면서 게임의 요소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엥 다 쓰고보니 편지가 되었네요.

저도 먼 미래에는 리듬게임을 만들어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임과 노래, 아트도 각각 재미있고 좋지만 리듬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신작 리듬게임 CiRCLINK 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군요.

이런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최근에 처음으로 한 번 다 읽게 된 The Art of Game Design 의 영향이 큽니다. 경험에 대한 것과, 흥미 곡선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많이 와닿은 모양이네요.

트윗트윗은 정기적으로 정리하고 있기에 보관용으로 담아둡니다.


  1. 사실 레벨에 사용되는 곡들이 저작권 무법지대라는 면에서, 아티스트를 공경하려면 하면 안 되는 리듬게임입니다. 하지만, 랭킹 등 게임으로서 배울 점은 카피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있는데다, 무엇보다도 재밌어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