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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필라멘트로 와콤 펜태블릿 펜심 만들기

마스토돈(SNS)에서 이런 이야기를 봤습니다. 종이 질감을 내는 필름을 부착해서 그리는데 펜촉이 빨리 닳아서 곤란하다고 하시더군요... 결국 면봉을 꼽으셨다고.

근데 생각해보니 3D 프린터에 쓰는 인쇄 재료가 플라스틱이고, 면봉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누가 (펜심을 3D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게 올려놓지 않았을까 해서 thingiverse (3D 프린터 모델 공유 사이트) 에 검색해봤는데 어떤 대단한 선각자 분께서 그냥 잘라서 바로 쓸 수 있답니다. 왜냐, 와콤 펜촉하고 3D 프린터용 필라멘트 펜심하고 두께가 같아요. 1.75mm. 모든 필라멘트가 같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3D 프린터가 1.75mm 잉크... 아니 플라스틱을 씁니다. (2.85를 쓰는 것도 간혹 있습니다.)

단지 문제점은 필라멘트는 롤에 감겨있어서 둥글게 휘어있다는 것 뿐입니다. 휘어져있는 걸 핀 다음 끝을 갈기만 하면 완성! 그리고 하나 더 단점이 있는데 필라멘트가 원래 녹여서 굳힐 목적으로 만들어진 터라 강도가 느낌상 더 약한 것 같습니다 (착각인 거 같기도 합니다). 그거야 감안을 해야겠죠.

저는 신티크는 없지만 예전 뱀부 모델은 있어서 직접 해봤습니다. 절차는 이랬습니다.

1. PLA 구해오기

삼차원 인쇄하는 친구한테 PLA를 조금 얻어오세요. 아니면 직접 사도 됩니다. 짧게 사면 만원정도 할까요.
쇼핑몰 검색어: PLA 필라멘트

왜 ABS가 아니라 PLA냐면 라이터로 가열해도 해로운 냄새는 안 나거든요. 보다 환경에 좋기도 하고요.

왼쪽은 에누리 스크린샷. 전 물론 잠자고 계신 3D 프린터 위에 계신 놈을 꿍쳐왔습니다.

2. 자릅니다

펜촉으로 만들만큼 자릅니다. 여유분을 좀 두고 자르세요. 선각자분에 의하면 길이는 26.7mm 입니다. 제껀 재보기 귀찮아서;

근데 좀 넉넉하게 자르세요. 두 배 길이 정도? 이거 휜 걸 먼저 라이터로 지져서 펴야하거든요.

3. 필라멘트 펴기

끝을 롱노즈나 니퍼 같은 걸로 잡아서 라이터로 가열합니다. 얘가 좀 가열되어서 굽는다 싶으면 (제껀 색이 좀 더 투명해짐) 좀 식힌 뒤 바닥에 굴려서 펴는 게 가장 바르게 펴졌습니다. 굴리세요. 바닥에.

탈 때 까지 구우면 안 됩니다. 타면 안 돼요. 펜 태블릿하고는 하등 관계가 없지만 타면 3D 프린터가 막혀서 고장납니다. 그래서 삼차원 인쇄 할 때 필라멘트는 잘 골라야 해요.

굽는 방법. 태우지 마세요. 생각보다 플라스틱이 안 뜨겁더라구요. 조심해야 하겠지만요.

4. 펜촉 길이로 자르기

이제 펜촉 길이에 맞게 자르세요. 한 쪽 끝은 평평해야 합니다. 이런 건 플라스틱용 니퍼가 있으면 잘 됩니다. 없으면 칼로 평평하게?

펼쳤습니다. 잘랐습니다. 아 이건 자른 거였던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5. 끝을 갈기

아까 평평하게 만든 쪽의 반대쪽을 펜촉으로 쓸 겁니다. 펜촉을 펜에 꼽아서 사포에 빙글빙글 굴립니다. 끝엘 좀 갈아야 펜 같이 쓰겠죠. 꼽기 전에 갈아도 됩니다. 이 부분은 자유롭게 하되 쓰시기에 편하신 형태로 하시는 게 좋겠네요.

빙글빙글 돌리는 경우 수직 법선(normal vector)으로 세워서 빙글빙글 돌리는 게 유효했습니다. 평등하게 갈리잖아요?

갈아가 갈아라 갈으리랏다

6. 실증

잘 됩니다.

저는 사실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데다가 요즘 그림은 PC 태블릿으로 안 그리고 아이패드로 그려서 이제 펜태블릿을 책장 사이의 원위치로 돌려놔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