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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명일방주 미니맵 리뷰 백업

예전에 미니맵이라는 사이트를 처음 알았을 때, 현재 2년째 즐기고 있는 모바일 전략 디펜스 게임인 "명일방주"에 대한 리뷰를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여기에도 옮겨둡니다. 하고싶은 말이 좀 더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 내어줄 시간이 부족하네요.

마음같아서는 "명일방주는 갓겜이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더 쓰고 싶었는데 말이죠... 아마 그럴 시간이 있었다면 아래 두 말머리를 확장해서 썼을 겁니다.

  • "몇 가지만 주의하면 진짜배기 게이머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진짜 게임"
    => 캐릭터 수집형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그 자체가 재밌다는 얘기를 했을 겁니다.
  • "오타쿠들이 파고들 여지를 한가득 안겨주는 현실감 있고 다양성이 넘치는 세계관"
    => 아마 다양성 면에서 동방프로젝트가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을까요?

이 아래부터는 당시 남겼던 리뷰의 백업본입니다.


https://minimap.net/user/sftblw/library/1693871

★★★★★ 5.0 / ▶하고있어요

타워디펜스의 탈을 쓴, 탱딜힐이 있는 내 덱으로 하는 퍼즐 게임, 리얼능지겜

한섭 1주년때도 같이했고 2주년때도 같이 할 거 같음. (*실제로 2주년 이벤트를 매우 즐겼습니다.)

요약

  • 대체 불가능한 게임성: 디펜스의 탈을 쓴 자유 퍼즐 게임, 리얼능지겜
  • 세계관 내에서의 현실성이 강한 세계관과 캐릭터들: 스킨이 패션 브랜드의 상품임, 그래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음 등
  • 오래하기 좋음: 경쟁이 없음, 메인 스토리나 이벤트가 끝나면 급속도로 분재화됨을 반복
  • 파워 인플레이션이 느린 편: 특정 뽑기에 실패해도 게임 즐기기 가능
  • 불친절하고 역동적이지 않은 스토리 연출
  • 한국 요스타 번역 좀 잘해라
    (이건 나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좀 그렇다는 점이 아쉽네요)

대체 불가능한 게임성

타워디펜스의 형식이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내 캐릭터 풀로 하는 퍼즐 문제풀이 게임"입니다.

짧은 스테이지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스테이지가 서로 다른 문제를 내는 형식. 캐릭터(타워)의 육성으로 어느정도 문제를 넘길 수 있지만, 시스템과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뒤로 갈수록 아무리 캐릭터를 육성해도 깰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임

거꾸로 게임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권장 레벨보다 20~30 낮아도 얼마든지 클리어 가능. 저도 1-12 (보스전) 1렙으로 깨기 해봤어요. 어째 되더라구요?

게임의 기본적인 룰은 일본의 <천년전쟁 아이기스>라는 게임에서 가져와서 다듬어졌는데, 이게 이런 특성을 더 강화함.

1. "저지" 개념

  • 캐릭터(타워)를 길목에 배치해서 길막 가능.
  • 길막 가능한 최대 인원수가 타워의 능력치로 정해져 있음 (저지가능 수)
    • 보통 방패 들었으면 3명까지 길막 가능

2. 탱딜힐 있음

길막이 있다 = 길막하면 뚜드려맞는다 = 힐러!!!

튜토리얼 스테이지 중 하나입니다. 맵 번호는 기억이 안 나네요.

3. 어그로 개념 있음

  • 마지막에 배치한 놈이 먼저 맞음.
  • 탱커를 마지막에 두면 제일 좋겠지만 초반에 적이 그렇게 두질 않음. 머리를 잘 굴려보세요

튜토리얼에서도 가르쳐주고,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로 중요한 내용입니다.

4. 물리딜 vs 마법딜

  • 떡장갑이 나오면 마법 공격으로 때리세요.
    • 물리 방어력은 단순 뺄셈으로 계산됩니다.
      (적의 방어력이 100 인데, 내 물리 캐릭터의 공격력이 500이면 400의 데미지가 들어감)
  • 마법저항이 높은 적이 나오면 강한 물리딜로 찍어누르세요
    • 마법저항력은 퍼센트로 입히는 데미지가 감소합니다.
      (적의 마법저항이 10% 인데, 내 마법 캐릭터의 공격력이 500 이면 450의 데미지가 들어감)
  • 둘 다 높은 적이 나오면? 방법이 있으니 잘 해보세요!
    • 디버프, 버프 등을 잘 활용해보세요!

5. 다양한 직군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대분류로 8종의 직종, 세분류로 가면 더 많음

  • 발전소 / 초반 막기 (▨뱅가드)
  • 탱 (🛡️디펜더), 힐 (⚕️메딕)
  • 물리 데미지 (🗡️가드, 🏹스나이퍼), 마법 데미지 (🪄캐스터)
  • 슬로우 / 디버프 (✨서포터)
  • 그 외 특수작업용 (🛆스페셜리스트)

https://cafe.naver.com/arknightskor/16928

6. 버려지지 않는 저레어도 캐릭터

  • 명백한 상위호환이 잘 없음: 캐릭터의 특성이나 스킬로 캐릭터별로 차별화
    • 예시: 5성 레드 (공격형 쾌속부활), 4성 그라벨 (방어형 쾌속부활)
    • 고레어도 캐릭터가 저레어도 캐릭터를 어느정도 커버하는 건 맞지만, 완전히 대체하진 않거나 둘 다 써야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
  • 개발진이 항상 저레어도 캐릭터로도 클리어를 확인하므로, 머리만 잘 굴린다면 얼마든지 파훼 가능.

7. 나만의 공략을 만들자

  • 사람마다 캐릭터의 육성 정도가 다름 + 캐릭터간의 상위호환이 거의 없음 = 남의 공략을 보고 1:1로 따라하기 어려움. 독타 능지를 굴리세욧
  • 이 게임의 자동은 게임 플레이를 녹화했다가 재생하는 방식인데, 타 게임의 "친밀도"에 해당하는 "신뢰도" 육성을 위해 자동 플레이도 종종 바꿔주게 될 것임. 새로운 캐릭터풀로 새로운 공략을 만들어 클리어하는 재미도 종종 있습니다.

핍진성 강한 세계관과 캐릭터들

광활한 "테라"의 대지에서 동물귀가 달린 "인류"는 "오리지늄" 이라는 광석을 기반으로 문명을 쌓아올렸고, 그 반대급부로 오리지늄에 의해 감염되는 불치병인 "광석병"과 그걸 광범위로 뿌리는 천재지변 "재앙"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도시가 통째로 차량 위에 올라가있는 "이동도시"를 중심으로 생활합니다.

 

^ TERRA EXPLORATION (이 게임의 세계관에 있는 국가 및 지역 빠르게 훑어보기)
(* 좀 더 지나면 버전 2도 한국어로도 올라올겁니다.)

광석병 (oripathy)

광석병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마법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암"입니다. 광석병은 불치병이며, 감염자는 마법도구 없이도 마법("아츠")을 쓸 수 있게 되는 소소한 장점이 있다지만, 결국은 오랜시간 고통을 겪으며 서서히 죽게 됩니다. 죽으면 시체조차 남지 않습니다. 빛을 내고, 검은 가루가 되어 주변의 다른 멀쩡한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감염원이 되죠.

로도스 아일랜드와 광석병

이 게임의 캐릭터(타워)들은 불치병인 "광석병"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감염자"와 "비감염자" 사이의 차별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로도스 아일랜드" 라는 기업의 직원입니다. 그 외에도 감염자들이 일으킨 무력 쿠테타? 단체인 "리유니온" 등 다양한 세력이 있습니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테라에서의 삶

그렇다보니 테라에서의 삶은 역동적이면서도 불안정하고, 또 차별적입니다. 이런 세계관에서 플레이어가 접하는 캐릭터(타워)들은 출신 국가나 출신 세력, 감염 여부, 로도스에 입사한 동기나 이유도 모두 다릅니다. 타워들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캐릭터들이며, 플레이어인 "박사" 와의 관계가 "친밀도"가 아닌 "신뢰도"라는 이름의 수치로 나타나고, 실제로 그 캐릭터가 그 세계에서 할 것 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실제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캐릭터 "엘리시움"의 프로필, 스스로 절세미남이라고 쓰려다가 들킴

^쏜트와 엘트 중 한 명인 엘리시움입니다.

캐릭터 "그레이스롯"의 파일 자료. 감염자에 대한 (이 세계에서는 당연한) 차별적 의식과 그 변화가 부각되는 캐릭터

이 외에도 이 게임에서는 사육사라는 개인의 꿈을 찾아서 집을 떠났던 캐릭터(빈스토크)나 그저 인생을 단계별로 지나쳐왔을 뿐이지만 점차 자신의 사명감을 찾아가는 캐릭터(수수로), 집안의 복수를 꿈꾸는 신사적인 엄친아 탈옥수(마운틴), 등굣길에서 아차 하는 순간에 감염자가 되어버려서 그대로 집을 떠나서 돌아올 수 없었던 학생(안젤리나) 등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성을 보여줍니다.

패션이라는 컨셉의 스킨들

심지어 캐릭터들의 스킨은 해당 세계관의 패션 브랜드에서 나온 상품이라는 컨셉으로, 멋들어진 브랜드 로고와 브랜드와 어울리는 복장의 스킨을 보는 것도 재미입니다. 단적인 예로, "제시카" 라는 캐릭터는 겁이 많은? 캐릭터로, 발매된 스킨 중 하나는 꽁꽁 싸맸는데, "레이시언 공업"의 "파이오니어" 브랜드로 나온 전신 방어 장구입니다.

레이시언 공업의 파이오니어 컬렉션, 그 외에도 숫자는 많지 않지만 여러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의 설정을 풀어내는 수단이 캐릭터 프로필과 이벤트 밖에 없다는 건 아쉬운 점이네요. 하지만 게임에서 느껴지는 세계관과 캐릭터의 현실성이 높은 편이므로, 한 번 매력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오래하기 좋음 - "반짝 즐기고 분재화되고"를 반복

게임이 디펜스임에도 불구하고 퍼즐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한 번 깬 스테이지는 파밍을 하기 위해 자동을 돌거나, 자동을 바꿀 때 외에는 볼 일이 없음.

그래서 "반짝 즐기고 -> 분재화되고" 의 사이클이 돌게 됨. 메인 스토리를 다 깼다면 그 이후부터는 딱 이 사이클로 돌아가는데, 이벤트가 나와서 새로운 스테이지와 기믹이 공급되면 반짝 스테이지를 밀어버리고, 그 뒤에는 파밍을 돌리는 반복이 됨.

그런데도 게임을 극찬할 수 있는 건 매번 나오는 스테이지가 새롭게 머리를 굴릴 거리를 제공하기 때문. 처음 스테이지를 밀 때 만큼은 끝내주게 재밌거든요.

분재화된 뒤의 기간은 나쁘게 보면 할 게 없는 거지만, 좋게 보면 그 기간동안은 쉬어갈 수 있어서 플레이어의 번아웃이 강제로 방지되어서 오래 즐기기에 좋습니다.

반짝 즐기고, 자동을 돌리면서 쉬어가고.

파워 인플레이션이 느림

이 게임이 룰을 가져온 <천년전쟁 아이기스>는 사기캐가 계속 나와서 게임이 반쯤 망해버렸다고 (꺼무위키를 켜서) 읽었습니다.

이 게임의 플레이어가 기대하는 것은 머리를 굴려서 신규 스테이를 클리어하는 걸로 재미보는거지, 사기캐로 모든 스테이지를 무지성 클리어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 다른 게임이랑 뭐가 다른가요?

그래서 파워 인플레이션이 느립니다. 제작진도 분명 이 점을 알고 있는 거겠죠. 1년이 지났는데도 초반에 적폐라고 불렸던 캐릭터들은 여전히 적폐입니다. 엑은에가 그 주인공이죠. 🏹엑시아, 🗡️실버애쉬, 🪄에이야퍄들라 셋입니다. 🏹엑시아 야 요새 떡장갑이 많이 나와서 주가가 좀 떨어졌다지만, 나머지 둘은 여전히 많이 쓰입니다.

(저는 애초에 엑시아랑 실버애쉬를 잘 안 썼어요)

아무래도 강한 캐릭터가 출시되면 지갑이 많이 열리다보니 종종 "적폐"라고 불릴 캐릭터가 출시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들조차도 모든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만능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지성 "🗡️수르트" 빼고요). 그래서 중국 서버에 출시된 막강한 캐릭터인 "🏹첸 더 훌룽데이" 를 보고 게임을 접는 사람들이 나왔을 지경이니까요. 저는 본섭인 중국서버에서 플레이하진 않지만, 인터넷의 의견들로는 정작 출시되고 보니 배치비용이 비싸고 사거리가 짧아서 완벽한 만능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또한, 같은 캐릭터 중복 뽑기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편이라, 캐릭터를 한 번만 뽑아도("명함을 얻는다"고 표현) 얻은 캐릭터의 혜택을 누리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도 특이점입니다.

과금 모델 - 느린 육성 & 뽑기

우스갯소리를 좀 하자면, 이 게임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 간 대전도 없는 이런 싱글 게임이 어떻게 돈을 버느냐고 하시면, 뽑기와 느린 육성 두 가지가 되겠습니다. 캐릭터 뽑기야 익히들 잘 아실테고,

이 게임의 캐릭터 육성에는 무지막지한 인게임 재화가 들어갑니다. 인게임 재화를 파밍하려면 이 게임의 행동력인 "이성" 이 들어가구요. "이성"을 회복하려면 이벤트나 월간 패키지에서 주는 이성회복제를 쓰거나 보석에 해당하는 "순오리지늄"을 씹어야 합니다.

마음이 답답해서 캐릭터를 빨리 키우려면 그만큼 돈이 들어간다는 거죠. 물론 "기반시설"에서 시간과 맞바꾸어 재화를 생산할 수 있어서, 시간이 들어가면 해결되는 굳이 과금이 없어도 플레이하기에 무리는 없습니다.

저같은 무소과금은 캐릭터 한 명의 레벨을 쭉 올리고 나면 골드("용문폐")가 텅텅 비어서 전혀 없어요... 텅장...

얼마전에 9챕터가 나왔고 저희 로도스 아일랜드는 또다시 텅장 직전이랍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캐릭터를 레벨업하려고 그 캐릭터로 자동을 돌릴 필요는 없습니다. 스테이지를 돌아도 오르는 건 "신뢰도" 뿐이거든요. 레벨업을 시키려면 "경험치 카드"를 먹여야 합니다. 그 경험치 카드를 파밍하거나 생산하는 데 시간이나 이성이 필요해서 그렇죠...

또한 주요 고레어도 캐릭터는 무료 뽑기인 "공개모집"에서 정말 레어하게 뜨는 "고급 특별 채용" 으로 인게임 재화만으로도 무료로 획득할수도 있습니다. 일반 뽑기보다는 캐릭터 풀이 많이많이많이 좁지만요. 핵심적인 6성들은 대체로 수급할 수 있습니다. 대신 게임을 오래 해야겠죠... 고급특별채용 나온 날은 기분이 조아요

^ 무료뽑기의 고급특별채용(Top Operator) 새로고침해서 허공으로 날려버리는 영상

아쉬운 기반시설과 꾸미기

로도스 아일랜드는 회사의 이름이자 이동도시 차량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박사님, 로도스 아일랜드 이동도시 차량 내부의 시설들을 개발해서 인게임 재화도 공장처럼 뽑아내고, 휴식시설에 하우징 놀이도 하셔야죠?

2-4-3 이랑 드론 200이 불편하시다구요? 전 안 불편한데요 :P

하우징은 3D인데 로도스 아일랜드 이동도시 차량이 좁다는 걸 자랑이라도 하려는듯이 시야 변경은 안 됩니다. 배치는 거의 2.5D에 가깝죠. 3D로 만들었으면 좀 넓게 볼 수 있게 해줬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우징 아이템의 설명도 또 하나의 즐길거리입니다.

거기다 대체로 세트로 구매하고 세트로 배치하게 됩니다. 위 이미지에서 수동으로 열심히 배치한 게 지하 2층인데... 굳이 그럴바에 세트로 배치하는 게 더 쉽고 빠르겠어요. 공간이 좁아서 배치하기도 어렵고 보람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뭐, 그래도 하우징이 이 게임의 핵심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