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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기/창작

메모 1

고독한 것, 태초부터 고독한 것.
외부의 무관심.
그리고 결론은...





























#1
나는 처음부터 거기 있었다.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그렇게 나는 만들어졌고, 또 있어야 했다.

심심했다.

그래서 주변에 떠다니는 먼지를 뭉쳤다.

몇백년 뒤에, 세계는 형성되었다.
그것을 알게된 자는 후에 그것을 이례적인 속도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알게 될 자는 없다.

세계가 만들어지고, 땅의 지배자가 만들어지자, 그들은 자신들을 인간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들에게서부터 무언가가 나에게 왔다.

감정.

외로움, 슬픔, 쓸쓸함, 고독함, 아픔, 분노, 열망, 소망, 희망, 따라서 나는 지구에 갈 것이다.

혼자 있고 싶지 않아.

#2
(박주혜)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지나가던 길가에 어둠이 느껴졌고, 나는 분명히 도망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이 나를 이끌었고, 나는 튈까 말까 고민하며 그것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수진이가 이상한 낌새를 차렸는지,
"얘, 왜 이러니?"
라고 말한 것 같지만, 지금 나에게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말이다. 나는 그것에 조금 더 다가가야만 했다. 그러나,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점점 온 몸에 공포와 어둠이 스며들어, 나를 견디지 못하게 만들었다. 견딜 수 없었으나, 가야만 했다.

(수진) 주혜가 나와 같이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뭔가에 홀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나는 주혜의 상태를 확인해봤으나, 역시 이상하다. 주혜의 어깨를 툭툭 쳐서 불러봤으나 얼핏 보기에 주혜는 강수진이라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듯 하다. 이번엔 큰 소리로 박주혜! 박! 주! 혜! 라고 외쳤다. 그러나 단지 밤의 동네 개가 짖을 뿐이었다. 짖어대는 개에 깜짝 놀라 소스라쳤지만 그 사이에 주혜가 두 발짝이나 멀리 떨어져버렸다. 불안한 느낌이 느껴진 나는 어떻게든 주혜를 끌고 나가기 위해, 주혜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끌어내었다. 그 상태로 곧장 주혜의 집까지 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어 보이는 아파트. 뒤에서 한기가 느껴진 나는 얼른 주혜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수진은 뒤에서 느껴지는 한기 때문에 엄청나게 겁을 먹었다. 귀신이라도 만난 듯한 표정을 지은 수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벌 떨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본능적인 위협이 느껴졌기 때문이다.